담배소송에 대한 한국역학회 성명서
한국역학회는 담배가 건강, 사회, 환경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우려하면서, 흡연과 담배 연기 노출이 우리 국민의 사망과 질병, 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합니다. 국내외 여러 역학연구와 근거를 종합할 때 흡연과 폐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인과성은 인과관계가 명백하게 확인된 과학적 사실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도 담배를 명백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국내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폐암의 81.5% - 95.4%는 담배에 의한 것으로(기여위험분률) 계산된 바 있습니다. 국제질병부담연구에서는 2021년 한국에서 사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담배와 흡연을 꼽았습니다. 2014년 제기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흡연 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2020년 1심 청구기각 후 2025년 5월 예정한 항소심 12차 변론에 이르기까지 무려 12년째 이어지며, 흡연의 건강위해에 대한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공연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담배소송은 흡연과 더 특별하게 연관성이 높다고 밝혀진 일부 폐암과 후두암에 한정해 오랫동안 많이 흡연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마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기간 국민의 건강피해와 우리 사회의 비용은 축적되어 왔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역학적 연구에 기반한 근거의 해석과 활용이 부적절하여 누구보다도 먼저 흡연의 건강피해를 밝힌 역학의 학문 가치가 왜곡될 수 있는 것에도 유감을 표합니다. 한국역학회는 국민의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을 위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 그 지식을 보급하는 전문 학문 단체입니다. 한국역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서 2015년 역학근거의 올바른 해석과 활용을 위한 의견을 내었고, 2020년 국민건강권을 외면한 기각 판결에 대해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서 담배와 흡연이 질병과 사망을 일으킨다는 명백한 인과관계가 법정에서 다툼의 여지없이 인정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번 소송을 계기로 국가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욱 다양한 노력으로 우리 국민들을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보호하는 법과 제도, 정책들을 강화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2025년 4월 25일 한국역학회 |